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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두번째 원광사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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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나맘 작성일2016.01.11 조회2,5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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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소식을 자주 올리기로 했는데 저 또한 원광사에서 3주간 동안거에 참여하다 보니 12월 두번째 소식을 이제야 올립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에서 3박 4일간 동안거에 참여하기 위해 이스라엘 스님(Tamir Massas)과 재가자 세 분이 오셨습니다. 위 사진은 이스라엘 스님이 영어로 법문을 해주시고 청안스님이 헝가리어로 통역하시는 모습입니다. 법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숭산스님이 언제나 "모든 걸 내려놓으라"라고 말씀하셨는데 내려놓는 경험을 한 일화를 말씀해주셨습니다. 화계사에서 3년 정도 수행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깊은 외로움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절에는 같이 수행하는 도반들도 있고 스님들도 있고 모두 자신을 도와주려 했으나 이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모든 짐을 싸들고 미얀마까지 가서 산속에 있는 절에 들어갔습니다. 미얀마의 암자에는 스님 혼자 뿐이었고 새벽부터 오후까지 바쁜 스케줄을 따라 열심히 일하고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해가 지는 모습만 보이면 배가 뒤틀리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면서 외로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때마다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잠 드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해가 지면 잠 들고 새벽에 일어나면 바쁘게 생활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저녁은 견디기가 힘들어 모두 때려치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암자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 속에 있었고 암자에서 마을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한 대, 오전에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밤에 짐을 쌌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이 돌아와 짐을 풀고 다시 수행을 했습니다. 이렇게 밤에 짐 쌌다가 아침에 짐 푸는 일을 여러 번 반복하고 51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날도 저녁이 되고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배가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스님은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배가 뒤틀리면서 그 때 "아.. 정말 난 불쌍하구나. 이렇게 외로운 생활을 하다니.."라는 생각이 일어나고 그 생각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것을 본 순간, 그 생각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그 날 51일만에 처음으로 해가 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가끔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지만 그 땐 그것이 그냥 왔다가 지나가도록 지켜본다고 합니다. 


다음은 청안스님이 질의응답을 해주셨고 영어로 한 질문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질문: 제가 이해하기론, 수행은 우리가 원초적인 본능 상태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불성과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스님과 공안 인터뷰를 할 때, 스님이 어떤 질문을 하시면 제가 하는 답변이 '내 안의 어린아이'에서 나온 답인지 '어른으로서의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답변: 당신의 원초적 본능을 완전히 내려놓으면 '참 나'가 나타납니다. 우리의 원초적 본능은 생존, 소유, 번식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참 나'가 아닙니다. 당신의 모든 업이 당신의 정체성이 되면 그것이 무의식으로 내려가서 '본능'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무의식에 무엇을 집어넣어 본능처럼 작동하도록 해야할까요? 그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무술을 배운다고 합시다. 처음에는 스승이 우리에게 기초적인 지식과 자세를 알려주고 우리는 몇 년간 그 기술을 배웁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실전 싸움을 하게 됩니다. 그 때 우리는 기술에 대해 생각할 수 없고 모든 자세가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처음 기술을 배울 때는, 명료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기술을 습득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실전에서 생각을 하면 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체되고 다른 사람이 그 때 날 공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하면 틈이 생기고 그 틈에 다른 사람이 칠 수 있습니다. 이 예는 우리가 배운 것을 가지고 얼마나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그러나 이것은 '참 나'가 아닙니다. 이것은 단지 우리 업의 작동일 뿐입니다. 만약 당신의 '참 나'가 명료하게 빛난다면 우리의 업은 조화롭게 아주 잘 작동하게 됩니다. 

'나'를 내려놓게 되면 모든 게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유지할 수 있다면 상황을 정확하게 보게 되고, 그것과 나의 관계를 정확하게 알게 되고, 거기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명료히 알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당신의 '원초적 본능'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재훈련을 통해 과거의 업이 나를 조절하는 게 아니라 목적있는 행동이 본능과 직관처럼 되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여기서의 목적있는 행동이란 남을 돕기위한 행동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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